오랜만에 언니가 서울에 출장 왔다가 우리 집에 하룻밥 묵기로 했다. 고급진 걸 좋아하는 언니를 위해 외식을 어디로 할까 고민하다가 페삭을 방문하기로 했다. 페삭은 네이버 평점 5점 만점에 4.99점을 받은 철판요릿집이다. 항상 가보려고 하다가 특별한 날 도전하기 위해 아껴둔 외식 장소이다. 이미 페삭에서 회식을 했던 남편도 이번에 처형 왔을 때 함께 먹어보자고 했다.
수요일 저녁을 식사를 위해 월요일 저녁에 네이버로 예약을 하려고 시도했다. 7시 타임에 누가 예약을 취소해서 운 좋게 예약이 가능했다. 예약을 하자 곧 셰프님에게 전화가 와서 취소 관련 사항과 예약확정 안내를 해주셨다. 상당히 꼼꼼하고 신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요일 페삭이 있는 수내동으로 출발했다. 주차장 위층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협소하기 때문에 초보운전자는 긴장 좀 해야 한다. 페삭은 3층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3층에 주차하고 바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아마 내가 운전했으면 긁어먹었을 것 같다. ㅎㅎㅎ
수수한 외관이지만 외식업 우수 상패가 인상 깊다.
몰랐는데 생활의 달인에도 출연한 실력 있는 셰프님이신 것 같다. 아마 방문해 보시면 알겠지만 철판요리 하나하나 설명하시면서 요리해 주시는 과정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껴지실 것이다.
페삭 내부에는 두 팀이 들어갈 수 있게 철판테이블이 두 개가 있다. 우리는 7시 예약했고 6시 30분쯤에 들어갔으나 7시부터 식사가 가능했다. 셰프님 한 분이 운영하는 것이라 한 팀 다 식사 끝나고 다음팀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고 양해를 부탁하셨다.
애피타이저 수프는 당근 양파랑 또 무엇이 들어갔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잊어버렸다. 건강한 재료들로만 만들었는데 두 딸들이 너무 잘 먹었다. 짱짱이는 한 그릇 더 룰 외쳤다. 하지만 다음 요리를 위해 말려야 했다.
그냥 쉽게 볼 수 있는 야채지만 식감 향 맛이 달랐다. 철판 위에서 요린 된 것은 품격이 달라지는 것 같다. 최고의 야채요리임이 분명하다.
아삭한 영파는 넉넉하게 구워주시는데 아마 요리 중간중간 함께 먹으라는 의미 같다.
관자가 쫄깃하고 질긴더라고 생각했다면 이번 관자요리는 입안에서 눈 녹듯 사라지는 요리이다. 일단 재료가 너무 신선하고 캐비어도 정말 부드러웠다. 셰프님이 설명하시길 우리가 다른 곳에서 먹는 캐비어와는 다를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 대한항공 일등석을 탔을 때 먹었던 캐비어는 꼬들꼬들했던 것 같은데 페삭의 캐비어는 정말 부드러웠다.
생선요리도 일품이었다. 설명해 주셨는데 내용은 까먹었지만 귀한 생선이고 그에 걸맞게 요리도 일품!!!
짱짱이가 맛있다고 다 먹은 것을 보면 인정!!!
랍스터는 인생 랍스터였다. 불에 구워져서 그런지 육즙 팡팡하고 쫄깃하고 ㅠㅠ 최고최고 셰프님이 약간 크게 잘라주시는데 그대로 먹길 권하신다. 좀 큰 듯싶어도 워낙 재료들이 부드러우니 제대로 즐기게 되는 크기인 것 같다. 아이들 것은 철판에서 미리 구워 주신다.
처음 먹어보는 푸아그라인데도 정말 고소하고 부드러웠다. 또 모양은 얼마나 이쁜지 대접받는 느낌 든다.
아쉬지만 스테이크 사진을 찍질 못했다. 원래 맛없는 소고기는 먹질 않는 갑동이도 날름 잘 받아먹는다. 인생스테이크!!!
특색 없을 것 같은 계란요리도 트러플을 얹어 잊을 수 없는 요리로 만들어준셨다.
사진에 안 나왔지만 김치볶음밥으로 느끼할 수 있는 입맛을 잡아준다. 다 먹고 나서도 여운이 길게 남는 식사였다. 철판요리 좋아해서 홍콩이나 일본에서도 맛봤지만 이렇게 정성 가득한 산해진미 코스는 처음이다. 다 먹고 나서도 시분 좋고 기억에 오래 남는 천판코스였다. 보는 재미 먹은 재미 그리고 요리를 설명해 주셔서 듣는 재미가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가 개접해주려고 했지만 언니가 멋지게 쏘고 갔다. 배포 큰 언니 덕에 육아로 허덕거리던 나에게 고급진 선물을 받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