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것들에 집착이 심해서 큰 그림을 잘 보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외출할 때 향수 뿌리기, 얼굴에 미스트 뿌리기, 핸드크림 바르기, 큐티클 오일 바르기, 에어 에센스 뿌리기, 음식물 쓰레기 비우기, 등등해야 할것들이 10가지 이상이 되고 이것 저것 챙기다 보니 정착 중요한 자동차 키를 빼먹거나 서류를 빼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해야 할 것들이 많을 수록 나는 시간이 더 없어지도 삶은 더욱 복잡해지고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그래서 내가 내린 처방전은 최소한의 필요한 것들만 가지고 살기이다. 단순하게 살면서 내 여유 시간과 공간을 더 확보해보자는 나의 작은 목표인 것이다.
그래서 시도한 것들이
첫째, 집 안에 물건이 하나 들어오면 무조건 하나를 버리는 것
둘째, 요리를 할 때는 무조건 냉장고에 있는 재료 하나 이상을 사용할 것
셋째, 2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처분할 것
넷째, 소유보다는 경험에 돈을 지불할 것
이었다.
그것은 시도한 지 5년 정도 되었는데 처음에는 내가 소유한 물건들에 대한 미련 때문에 참 힘들었지만 오히려 지금은 내 곁에 있는 물건들이 줄어드니 거기에 쏟는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 소모가 많이 줄었고 생활비도 무척 많이 절약되었다.
첫번째 시도인 물건 하나 들어오면 물건 하나 내보내기 실천한 방법을 이야기해보겠다.
물건을 줄이고 소비를 신중하게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 된 일인데 지금은 결벽증처럼 나를 옥죄이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예를 들어 옷을 하게 사게 되면 집에 있던 옷을 한벌 처분하던지 아니면 반대로 신발이 낡아서 버릴 때 새 신발을 하나 사는 것이다.
자칫 누구나 다 하는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무심코 집에 있는 물건을 더 사는 경우가 많다. 이뻐보이기 때문에 더 편리할 것 같아서, 또는 호기심 때문에라는 이유를 붙여가며 소비를 하게 된다. 그러면 중복되는 물건을 보관하는 장소도 낭비될 뿐만 아니라 둘 중 나은 것을 선택할 때 시간이 낭비가 되며 무엇보다 알게 모르게 두개의 물건에 분산해서 집중해야 하는 정신적인 에너지도 낭비하게 된다.
최근에 나는 운동화를 하나 새로 샀다. 기존에 신던 운동화가 너무 낡았기 때문이다. 6년 신은 운동화인데 너무 낡아 구멍이 났다. 이렇게 운동화가 떨어질 때까지 신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늘 다른 디자인의 운동화를 2~3개씩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오래 운동화 신은 나는 알게 모르게 희열을 느끼곤 했지만 이젠 드디어 바꿀 차례가 되었다.
한번 운동화를 사면 떨어질 때까지 신어야하는 나의 규칙 떄문에 운동화를 사는 것이 얼마나 신중한 소비 행위가 되는 줄 모른다. 마음에 드는 운동화를 찾을 때까지 한 3개월을 찾았던 것 같다. 하지만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쇼핑의 과정을 즐기게 된다.
하나 들어오면 하나 내보내기를 위한 약속으로 쇼핑 박스는 처분하지 않고 내보는 물건을 담아 버리거나 기부하거나 아니면 벼룩시장에 판다.
늘 이렇게 실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박스를 보면서 나 스스로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되는 것 같다. 오늘도 더 비우고 버려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