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멜라니 조이 지음)


10년 전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동물에 대한 나의 편견은 많이 바뀌었다.
인간과 이질적인 종으로서 생각이 아예 없는 개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아지도 우리와 똑 같았다. 
나의 사랑과 보호가 필요하며, 또 어떤 때는 한없이 믿음직한 나의 편이 되어주기도 한다.
질투 호기심 식욕을 가지고 있으며 예절 복종 애교 사랑이 가득한 하나의 생물체였다.
그리고 긴 세월 함께 해오면 쌓아온 교감은 개가 아니라 가족 친구와도 같은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네발로 다니며 코에는 물이 촉촉히 젖어있는 이질적인 종인 개가 내가 행하는 작은 것들에 반응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는 그 감정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갈 때는 나는 생명의 신비함까지 느껴왔다. 이러한 발견들은 개에 대한 존중에서 더 나아가 다른 생물에게 까지 확대되었다. 
어디선가 아이들이 생각없이 잠자리를 잡아다가 날개를 뜯는 장면을 보면 그 잠자리의 두렵고 고통스러운 감정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달되었다.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동물확대의 장면을 보면 잔학 행위의 주체들이 너무 원망스럽고 무지해보여 분노감마져 느꼈다.

하지만 이런 아프고 고통스러운 감정은 잠깐일 뿐 눈에 보이지 않게 되자 곧 잊어버리는 어쩔 수 없는 잔학 행위의 주체인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을까?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철저하게 외면해온 나의 모순적인 동물애호를 비난하고 있었다.

산채로 가죽을 벗겨야 상하지 않는 고급 가죽을 얻을 수 있다.....나는 결국 가죽 신발 매니아였다.
맛있는 소고기를 위해 6개월 이상의 송아지는 마취 없는 거세와 뿔제거를 당하며 우리에 갇혀 비정상적이 살찌기에 들어간다. .....나는 결국 기름이 적당히 빡힌 소고기를 좋아한다. 
어린 닭의 부리를 자르고 성장호르몬을 주사해 빨리 자라게 한다. ....나는 여름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영계백숙을 즐겨 먹고 있다. 
폭60cm로 안되는 우리에서 돼지는 새끼들을 낳고 오물이 뒤섞인 장소에서 새끼 돼지들은 어미의 젖을 빤다....나는 결국 소고기보다 싸고 맛있다는 이유로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다. 

무감각하면 해질수록 '어쩔수 없다'고 생각할 수록 그만큼 정신적 스트레스도 쌓인다. -112p
육류에 과한 방대한 신화들이 있지만 그 모두는 내가 '정당화의 3N'이라는 것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관되어 있다. 즉, 육류를 먹는 일은 '정상적이며(normal), 자연스럽고 (natural), 필요하다 (necessary)'것이다. ...3N의 본질적인 임무는 동물에 대한 우리의 믿음과 행동에 대한 내재한 모순을 감추고 우리가 어쩌다 그걸 알아채게 되면 그럴싸하게 해명하고 넘어가는 정신적으로 정석적인 눈가리개 역할을 한다. -133p
인간의 생명이 다른 종의 생명보다 훨씬 귀중하기 때문에 인간의 밉맛을 다른 몇몇 종의 생존 욕구에 우선시키는 일이 지극히 당연하다는 사고 방식이다. -145p
우리는 제 1장에서 의식의 이 단절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그것은 우리 인식의 잃어버린 연결고리로, 자신이 먹는 고기를 그 출처인 동물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공백은 우리의 혐오감과 공감을 차단한다. 고기를 먹는 문제에서 우리의 가치관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깨닫지 못하도록 막는다. 증언하기는 우리를 진실과 결합시키기 떄문에 그 공백을 메운다. -189p

작가의 말처럼 나는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30면 동안 꾸준히 육식을 해왔다는 것을 해왔다. 이처럼 나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모순을 이제야 깨닫게 된것이다. 보이지 않는 다고 해서 불편한 진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우리는 깨달았을 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내 자신의 채식을 하면서 이제컷 불편하고 모순되었던 나의 삶을 바꿔보고자 한다. 작은 아기 돼지를 송아지를 그리고 병아리들을 더이상 먹지 않음으로 해서 나의 마음은 더욱 편해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이책을 읽고 채식을 시작한 것이 2주 정도 되었다. 갖은 채소를 썰어 곡식과 볶으면서 더이상 고기를 굽기 전 빨간 피들을 보지 않고 건강한 식단을 만들어 가는 나의 작은 실천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이 폭력적 육식주의의 모순점을 깨닫는 그 순간 이런 모순적인 환경을 개선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