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은 원숭이 포레스트로 유명한 곳이지만

애초에 발리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이 호주 남성으로 우붓 원숭이 포레스트에서 물렸다는 기사를 보고 그냥 포기했다가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가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사실 리조트에서 수영하고 맛있는 것 먹고 쉬는 것에 지쳐 있어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긴치마에 긴팔에 모자에 온몸에 벌레 퇴치제를 잔뜩 뿌리고 입장했습니다.

정말 원숭이들이 자유롭게 노닐고 있었습니다.

새끼 원숭이를 넉놓고 보고 있는데 앞장서던 남편의 바지 가랑이를 원숭이가 잡아당겼습니다.

순간 저희 부부는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서 호텔로 향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무 무서웠습니다.

원숭이도 무섭지만 지카 바이러스라는 공포가 뇌속에 박혀 있어서 그런지 더 더욱 원숭이들이 무서웠습니다.



숙소에서 또다시 수영을 하고 허기가 질떄 쯤에 식사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코마네카 비스마를 나와 걸어다니다가 사람들이 꽤 많은 현지 레스토랑을 공략하자는 전략이였습니다.

그러다가 블랙펄이라는 레스토랑 앞에 오토바이들이 우루루 세워진 것을 발견했답니다.

오토바이를 보고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입구는 적어 보여도 안들어 들어가니 멋진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안쪽은 오픈키친으로 바로 앞에 들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까 오토바이의 주인들은 발리 소녀들로 생일파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픈키친이고 바로 앞에 들이 있었기 때문에 벌레들이 다리에 들러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호텔에서 챙겨온 벨레 퇴치제를 뿌렸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벌레들이 들러붙지 않았습니다.

천연제품으로 만들었다는 데 이렇게 효과가 좋을 지 몰랐답니다.

우붓에서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망고 음료수와 이름모를 칵테일을 시켰습니다.

참고로 이곳은 음식이 정말 저렴했는데 망고 음료를 마셔보니 일단 양도 많고 진짜 망고를 갈아 향이 좋았습니다.

이 식당의 시그니쳐컵 해골컵입니다.

남편이 이 해골이 얼굴에 살이 빠진 내 얼굴과 닮았다며 나중에 한국 돌아와서 이야기했습니다.

ㅎㅎㅎㅎㅎ

그 자리에서 말하면 웃어줄 것을

말안하고 있었다는 것은 거의 진심인 것이겠지요?

ㅎㅎㅎㅎㅎ

남편 눈에는 제 얼굴이 이 해골 같이 보이나 봅니다.

그래서 등짝 스매싱해줍니다.

고기를 많이 먹었으니 이번엔 생선 요리를 주문하고 제가 좋아하는 시저 샐러드를 주문하고 그리고 스프링롤를 주문했습니다.

저녁 일곱시에 마사지가 예약되어 있는데 음식이 나올 생각을 안합니다.

어쩌지.... 늦게 가면 내 마사지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지 않을까

점점 걱정이 들 무렵

키친에서 무서운 연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알고 보니 저희가 주문한 생선을 숮불에 굽는 거였습니다.

연기가 아주아주 많이 났습니다.

그리고 나온 생선 요리였답니다.

정말 생선을 아주 잘 태워주셨답니다.

탄 부분을 떼고 나니 먹을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여러분 우붓에서는 생선보다는 육류 요리가 나을 듯 합니다.

내륙에서 생선 요리를 시키다니... ㅠㅠ

그래서 스프링롤이 만회를 해줍니다.

고소한 땅콩 소스에 찍어먹는데 남편 몰래 2개다 제가 먹고 싶은 심정이였습니다.

시저 샐러드도 아주 날것 그대로의 맛이였답니다.

멸치 액젓의 맛이 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정말 멸치삭힌 살이 들어있었습니다.

투박하지만 맛이 있었고 기억에 나는 시저 샐러드였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는 것도 여행의 재미라고 생각하며 이상

우붓 여행 후기를 마치기로 합니다.

내일은 새벽에 램봉안투어를 갔다가 바로 택시타고 스미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