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남편과 함께 추억이 서린 밀양연극촌에 다녀왔다.

매년 여름마다 열리는 밀양연극축제가 우리 부부에게 뜻깊은 이유가 있다.

2006년에 밀양연극축제 자원봉사활동을 했는데 훨씬 전에 자원봉사를 했던 당시 남자친구이고 지금은 남편이 적극 추천했기 때문이다.

합숙하는 봉사활동을 할 당시 너무 힘들어 여기를 추천해준 남자친구를 엄청 원망했었다.

하지만 준비기간이 끝나고 축제가 시작되면서 연극운영을 도우며 무대 옆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서 보았던 수준 높은 연극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그 당시만 해도 무대도 온전치 않아 아침 일찍부터 무대를 세우는 봉사부터 해야했다.

남자여자 할 것 없이 배우 봉사자 할것 없이 무거운 원목나무들을 들어올리는 노가다?속에서 중간에 그만두는 자원봉사자들도 꽤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수료하고 이제와 돌아보면 대학생 때 가장 잘한 봉사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6년 전에 가족들과 함께 오구를 보러 다시 오고

그 다음 결혼해서 처음 와본 밀양연극촌이였다.

일단 들어서는 입구에서 달라진 광경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탄탄하게 들어선 건물들을 보면서 아, 이제는 시스템이 갖춰졌구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예전 추억 속의 연극촌이 사라진 것 같아 그립기도 했다.

남편이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를 했다

괴벨스 극장과 오케이 컷

입구에서 들어오면 오른쪽 편에 푸드트럭이 즐비해 있는데 맛이 괜찮았다.

연극이 끝나고 다음연극을 기다리는 시간에 치킨요리를 사먹었는데 가격도 싸고 양도 많고 맛있었다.

우리 부부는 박근형 감독의 팬이기 때문에 꼭 해방의 서울을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서 아쉽게

다른 연극을 보게 되었다.

연극촌의 가운데 모습

그리고 전시회도 열리고 있었다.

왼쪽편에는 편의점처럼 음료나 과자를 살 수 있는 곳도 있다.

아 그리고 연극촌을 나가서 오른쪽으로 연꽃이 펼쳐져 있다.

점심을 거나하게 먹어서 소화도 시킬 겸 걸어서 갔는데

정말 끝도 없는 연꽃들을 보면서 안나왔으면 얼마나 후회했을까라고 생각했다.

밀양 연극촌을 방문한다면 꼭 연꽃밭을 구경하시길 바란다.

괴벨스 연극 세트장

정극이라서 그런지 무게 있는 주제에 배우들의 연기도 상당히 무게 있었다.

특히 그날 연극이 끝날 때는 잘 몰랐는데

괴벨스 주인공 연기자의 연기가 자꾸 생각이 난다.

다음으로 오케이 컷을 관람했다.

야외 무대에 관람했는데 명계남씨가 나와서 무대 인사를 해주셨다.

창작극이라고 하는데 정말 관람하기 힘든 작품이였다.

너무 지루하고 사건의 연계성도 잘 모르겠고 시간이 정말 안갔다.

 

 

전에 봉사활동을 할 때는 정말 좋은 연극 작품이 무대에 많이 올라왔다.

정극도 있었지만

실험적인 작품들도 많았다.

해외초청공연도 많았고

사실 이번 밀양연극축제를 관람하면서

연극축제가 틀을 잡아가지만 예전만큼 열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방에서 연극을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이기 때문에

바람 쐴겸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