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를 떠나 대만에 도착했다.

원래 계획에는 저녁 도착해서 전에 묵었던 대만유스호스텔로 가기 전에 잠깐 야시장에 들러보기로 했는데

마침 비가 오고 컨디션이 안좋았기 때문에 그냥 유스호스텔로 바로 갔다.

대만 1박에 다음날 오후까지만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날에는 안가면 섭섭한 고궁박물관에 들려보기로 했다.

대만유스호스텔은 전에 한번 와본 숙소라고 익숙하고 안락했다.

이번에는 1층에 자리 잡아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남편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한다.

남편은 숙소 근처에 있던 국립박물관을 고궁박물관으로 착각해서 가까울 줄 알았는데

실제로 거리가 꽤 있었다.

하지만 막상 고궁박물관을 넘기자니

전에 시누이가 대만 여행을 다녀와서 고궁박물관이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그냥 가기 아쉬워서

택시를 타고 얼른 갔다오기로 했다.

오픈하는 시간에 맞추어 택시를 타고 갔는데

생각보다 길이 막히지 않아서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중요한 전시만 흝고 와야지 하는 생각으로 갔는데 대충 포인트만 잡고 보는데도 3시간이 걸렸다.

일단 진귀한 보물에 입이 딱 벌어지고 다물어지지 않았다.

특히 배추옥이 유명하다고 해서 먼저 배추옥을 보려고 전시된 3층으로 먼저 갔는데 옆에 일본인 노신사분들도 3층 방으로 같이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전시회장을 옮겼다고 했는데 어디로 옮겼는지 몰라 3층에서 시작해서 1층으로 구경하기로 했다.

알고 봤더니 1층에 궁중보물전시회방에 가장 유명한 보물을 한 곳에 모아 따로 전시하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나중에 갔다가 사람들에게 떠밀려서 보다시피 했다.

일찍 가시면 1층 궁중보물전부터 보길 바랍니다.


이것 말고도 사진을 찍었는데 남편 핸드폰으로 찍어서 이것만 올린다.

가방은 허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따로 맡기거나 보관함에 보관해야 하고

카메라는 허용되지만 후레시는 안된다.


처음 배추옥을 봤을 때는 다른 화려한 보물들에 비해 소박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한국 와서도 계속 생각이 나는 보물은 배추옥이였다.

옥으로 배추를 만들 생각을 하고 그리고 그라데이션으로 생동감 넘치는 배추빛을 표현하고

그리고 섬세한 배추잎과 재미있는 곤충의 표현이 인상 깊었다.



점심시간에는 전에 찜해두었던 백화점 푸드코트의 철판요리를 먹기로 했다.

신광미츠코시 백화점 지하 매장에 있다.

우리가 이른 시간에 왔는데 곧 사람들이 꽉 찼다.


데일리 스페셜 코스를 주무했는데

현지인들은 단품으로 맛있는 것만 쏙쏙 주문해서 먹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신선했다.

그리고 그 옆에 춘수당이 있어 블랙밀크티를 사먹었다.

대만 오기 전부터 가장 먹고 싶었던 것은 원조 밀크티였다.


하지만.... 공차와 맛은 같다.

ㅎㅎㅎㅎㅎㅎㅎ

시간이 남아 MEITO라는 쇼핑몰에 구경갔다. 

대만은 철판요리가 유명한데 조금만 걸어 나가면 MEITO라는 쇼핑몰이 있는데 더 유명한 (꽃보다 할배)에 나온 철판요리집도 있다.

나머지는 잘 모르지만 잔돈을 떨어내기 위해 사먹었던 간식들이다.

MEITO지하 푸드코너가 대박이다.

맛있는 대만 음식은 여기서 다 파는 것 같다.

돈을 딱 맞추어 다 썼는데 MEITO에서 지인들 선물로 줄 망고젤리와 펑리수, 그리고 우육면 라면을 샀는데 카드 결재가 안된다고 해서 현금을 또 뽑았다.

그리고 남은 잔돈이 한화로 약 8천원 정도였다.

공항가서 써야지 하고 공항철도 타러가는 길에 발견한 맹인안마!!!

그것도 30분에 8천원!!!

남편이 나 받아보라고 해서 받았다.

정말 최고!!!

발리 마사지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아저씨는 어떻게 저의 등의 결리는 부분을 잘 아실까 싶을 정도로 포인트를 집어서 안마를 해주셨다.

아무튼 이번 여행에서 마사지는 원없이 받았다.


이렇게 대만 여행을 마무리 하고 한국으로 날아왔다.

이번 태교여행은 일단 짱짱이 걱정에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일정을 잡아서

돌아다니지 않고 쉬고 먹는 여행으로 컨셉을 정했다.

하지만 우리 집두더지 부부는 이런 컨셉이 안맞는 듯했다.

어찌나 지루하고 맛있는 것 먹어도 맛있지 않은지, 정말 자~~~알 쉬어서 육아를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이

재충전을 하였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결핍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행복한 지 깨닫게 되었다.

전에는 배낭여행을 하고 유스호스텔에서 자고 캠핑을 하면서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여행을 했는데

모든 것이 풍족하니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여행에 다녀온지 한달이 다 된 지금까지 계속 집에서 밥과 국과 김치만 먹는데도 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이제 곧 겨울이 오면 짱짱이와 만나겠지만

배속에 있는 짱짱이 그리고 남편과 함께 하는 첫해외 여행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저녁을 먹고 디저트를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발견한 삼형제 망고 빙수집에 갔다.

작은 가게라고 생각했는데 지하로 내려가니 넓은 공간이 있었고 벽에 빽뺵하게 들어선 낙서들을 읽으면서 빙수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가보면 알겠지만 높은 천장에서 발견된 한글을 보면서 한국인들 대단하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망고빙수 말고도 맛보고 싶은 빙수들이 많았지만

양이 많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대신 망고 빙수 위에 아이스크림이 올려져 있는 망고 아이스크림 빙수를 주문했다.

시식평은 일단 아이스크림은 주문하지 않아도 좋다.

망고가 식감이 좋았다

양이 많다.

연유맛이 났다.

그리고 아래 깔려 있는 우유 얼음은 한참 녹지 않았다.

무슨 기술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배가 많이 불러 망고랑 아이스크림만 건져 먹고 아래 우유얼음은 남겼다.

먹고 나오는 데 사실 우리나라 카페에서 파는 망고 빙수가 훨씬 고급스럽고 맛있는 것 같다.

설빙 망고빙수가 비싸서 그렇지 훨씬 맛있다. ㅎㅎㅎㅎㅎ

예전에 태국에서 먹었던 망고빙수보다도 못한 느낌이다.


대만에서의 하루 그리고 허락된 귀한 한끼를 무엇을 먹을까 고민 고민했다.

여행가기 전에 집에서 대만 맛집을 요리조리 검색해보고 먹고 싶은 것 리스트를 죽 나열했던 나였지만

막상 여행 오니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퉁퉁 붓고

입맛은 없고 힘들어서

그냥 최대한 매콤하고 짭쪼름한 음식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사천음식점 진천미를 찾아갔다.

숙소에 가까워서 선택한 식당이기도 했다.

골목에 들어가면 진천미가 있는데 같은 이름의 식당이 마주보고 있다.

하나는 분점이라고 하니 아무곳이나 들어가면 된다.

가보니 한국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리고 현지인들도 있었다.

들어가자 차를 내어주신다.

메인 요리를 3개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쟁반에 밑반찬을 들고 우리 테이블에 오신다.

무료라고 물어보니 하접시당 가격이 한화 가격으로 1500원 정도라고 한다.

한국 밑반찬처럼 멸치볶음, 오이볶음 등 낮익은 요리들이다.

오이 볶음을 맛보았다.

짭조름하니 간이 알맞았다.

요리 주문은 메뉴판에 사진이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첫번째 요리는 밥과 부추볶음이다.

대만 여행 블로그에서 많이 봤던 요리였다.

밥에 비벼 먹으니 알싸하니 맛있었다.

찹쌀 누릉지 튀김과 새우요리, 찹쌀누릉지 튀김이 맛있었다.

조금 단맛이 강했다.

약간 초딩스러운 맛이라고 할까?

마지막 요리인 연두부 튀김이 나왔다.

식감이 부들부들한게 처음 먹어보는 식감인데

남편은 계속 먹으니 조금 느끼하다고 한다.

그래서 나머지는 내가 싹싹 긁어 먹었다.

배부르게 먹고 근처 신광 미츠코시 백화점에 갔다가 블랙밀크티로 유명한 천수당과 철판 요리집을 발견해서

발리에서 돌아오는 길는 백화점에서 먹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MEITO백화점 식당가를 발견하고는 정말 현지인들이 가는 맛집들은 이런 곳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사람들도 엄청 많고 음식들도 다 먹음직스러웠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 백화점 식당코너는 왠만하면 맛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니 대만 여행 간다면 블로그들이 추천하는 곳 말고 백화점 식당가를 찾아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